나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찾아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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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9일(월)~(5일째... Estella~ Torres del Rio: 28.9km)
순례자숙소: R.p Casa Mari- '카사마리' 공용 알베르게, 7유로)
'Estella' 마을의 새벽을 안고 걸어간다.
아직은 졸린 가로등 빛 먼동이 수줍음을 타고있다.
카미노 둘이서 앞서가고 있다.
어제 도착 후 왼쪽 두번째 발가락에 작은 통증이 있었지만 오늘은 괜찮을 정도다.
오늘 일정은 Estella~ Torres del Rio까지 28.9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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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발이 익숙해져 간다.
날씨 흐림이지만 걷기엔 적당하다.
짧은 터널을 만들어 놓은 조형의 미(美)가 돋보인다.
지금도 한가지 아쉬운 마음이 있다.
스페인에 오기전 '이라체(Irache)' 마을 수도원 옆 양조장에서 카미노들을 위해 검붉은 포도주와 맑은물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그곳에 꼭 가보리라 마음 먹었었다.
드디어 '이라체' 마을에 들어와서는 어딘가 하고 유심히 살피고 있었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어느 철문옆 작은공터에서 서성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철문안에도 여러명이 카미노들이 있었고...
그냥 쉬고들 있으려니 하고 그곳을 지나쳤는데 한 2~3km를 걸어온 후 한국인 부부에게
양조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바로 그곳이란다.
앗뿔싸!... 포도주 한잔 못마신것 보다는 선행을 베푸는 그 장소를 디카에 담아내지 못함이
더욱 아쉬움이 큰 듯 하다.
7.7km를걸어와 'Azqueta' 마을에 있는 작은바에서 아침식사로 감자튀김과 계란후라이
돼지고기(Pork) 모듬을 시켜 몇일만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계란 후라이는 먼저 먹은 터이라^...
야외 의자에 앉아 탁트인 산야풍경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생맥주 한잔을 곁들인 바로 그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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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옆 오른쪽에 지어진 건물안이 궁금하여 들여다 봤더니 그 아랫쪽에 샘물이 철철 솟아나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 맑고 시원한 물에 얼굴과 손을 적시니 얼어름하다.
근데 좀 어스름하긴 하다.
여름에 이길을 걷는 카미노들에겐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일듯 하다.
(☞... Fuente de los Moros, 그 옛날 '무어인의 샘'이라고 하네요.)
이제 10월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이곳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길에도 가을이 농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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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계속 이어진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다.
제주올레길을 왠만큼 걸었다고 내심 자부를 했건만...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주치는 카미노들마다 서로 '부엔 카미노'를 주고 받으며
격려하고 응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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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오락가락 내린다.
나혼자 걷는 이길이 아니건만 쓸쓸하고 외로운 듯 하기도 하고...
아니면 혼자만의 여유로움이 사색의 파노라마가 묻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럴때 떠오르는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이며 바로 한국을 떠나오기전 바로 그 시간의 생생한 순간들이
마치 먼 옛날의 회상을 그려보는 아득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 살아가야할 내삶의 진솔한 모습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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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포도밭을 지나다 탐스런 포도 한송이를 따내 들었다.
이곳 포도밭 주인들은 길을 걷는 카미노들을 위해 길옆 포도는 일부러 따지 않는다고 한다.
그 고마운 마음을 알기에 뒷따라오는 친구들을 위하여 역시 한송이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작은 알맹이지만 한입가득 그향과 맛이 참으로 달코롬하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포도 생산지라고 한다.
질좋은 와인이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딜가든 '와인' 풍년이다.
국토의 넓이는 우리 대한민국의 거의 여섯배 정도인데 인구는 절반도 안된단다.
축복받은 이나라 사람들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샘나기도 하고^^...
이곳에서 작은 쉼팡을 보았습니다.
지친 나그네에게 잠깐 동안의 편안한 휴식을 가져다주는
고향의 향수를 닮은 그곳!
이또한 작은 인연의 동선인가 합니다.
비록 5분여의 짦은 머무름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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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솔(Sansol) 마을 초입에 다달았습니다.
오늘의 종착지네요.
가랑비가 솔솔 흩뿌리는 오후의 고즈넉한 풍경을 담아봅니다.
8시간을 걸어 도착한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Sansols' 마을에서 알베르게(숙소)를 찾아갈 생각이였으나
그보다 언덕 아래쪽으로 보이는 800m쯤 떨어진 'Torres del Rio' 마을이 더 정감있게 눈에 들어온다.
인연이 아닌가 보다... 조용히 이곳을 스쳐 지나간다... 처마를 맞댄 지붕들이 정겨웁다.
'Sansols'을 빠져나와 왼쪽 길 건너편에 서있는 버스정류소가 보이는 곳에 이를즈음 카메라 밧데리가 깜빡거린다.
어제는 예비용 밧데리도 충전을 하지 못한 탓에...
다시 이십여분 내리막길을 걸어내려와 두갈래 길에서 왼쪽인 듯 하여 그쪽으로 50여m를 가다가
그길이 아닌 듯 하여 되돌아 와보니 역시 오른쪽 돌다리 입구에 노란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꽤나 가파른 언덕길에 지어진 'Torres del Rio' 집들이 옹기종기 하다.
그곳 마을 맨 꼭대기를 지키고 서있는 성당의 첨탑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치 먼길 걸어온 나그네의 심신을 은은히 달래주듯이...
미로같은 골목길을 물어물어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는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고달픈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 하다.
날이 어스름 비가 촉촉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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