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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코스별후기)/18코스(간세라운지-조천만세동산)

길따라 마음따라~ 제주올레 18코스를 걸으며(22)...

by 제주별방진 2018. 7. 28.
햇살이 구름에 가려있는 듯 하더니
금새 제 비출곳을 찾아든다.
오후 3시경이다.


'조천만세동산'에서 길을 시작하다.



언제 걸어도 정겨운 길이다.

고향 별방마을의 올레담을 닮아있다.

아기자기하다.



온몸으로 육중한 무게를 받아낸다.
그건 침묵의 아픔일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낡고 헤어져...

묵묵히...


노어부의 표정에 바닷길 연륜이 묵직하다.
파도와 맞서온 오랜세월의 흔적이다.
포구의 일상이 잔잔하다.




어느 청년이 길을 물어온다.
제주공항에서 이곳까지 걸어왔단다.
답을 해주니 공손히 머리를 숙인다.

예의 바르다.
뒷모습 한껏 찰칵...



육지것
                                           손세실리아

섬 토박이들 사이에 이주민은
육지것으로 지칭된다.
처음엔 어이없고 불쾌했지만
내막을 알고 나니 수긍이 갔다
입도 초기엔 입안의 혀처럼
곰살궂다가 차릴 잇속이 없어지면
돌연 안면 몰수해버리는 얌체가
숱하기 때문이란다 반면
육지에서 유입된 배추는
고유명사처럼 육지배추라 부른다
쉬 무르지 않아 겨울철
장기저장이 용이한 까닭이다

섬에 건너와 환대받기까지
다만 묵묵히 본분에 충실했을
속이 꽉 찬 진녹빛 생 앞에서
마음 일부는 육지에 두고
몸뚱이만 섬에 부려놓은 채
마치 뼈를 묻을 것처럼
입만 나불댔던 섬살이를 돌아본다

배추만도 못한

~~~~~~~

어느 시인의 입도살이 깨달음인 듯 하다.
그 마음 변치않기를...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웃들이다.

토박이들 역시 편견없는 시선으로
이주민과 육지손님들을 대할 수 있기를 바래며...


무슨판이 벌어지고 있을까...
바람 한줄기 살랑거리다.
그아래 엉알물이 졸졸대고 있다.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문설주에 기댄 파란대문과 붉은 꽃술이 앙증맞다.
주인장의 열린 마음이 와닿는다.



대섬... 원담의 모양새가 토속적이다.
어릴때 보았던 두툼한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다.
추억이다.



조천 바닷가... 보말이랑 성게랑...



조금은 어색한 표정들이신데...
오히려...


10분여... 작은 용천수에 온몸을 맡기다.
허리등을 내려놓아 쳐다보는 하늘이 파랗다.
서늘하다.


올레18코스 길!
천천히 바라보면
아주 좋은 길입니다^^


'닭머루' 동산을 휘돌아...
때론 흐림의 포커스도 묘미가 있다.
심도의 조절이 필요할 듯 하다.


각자 표현해줄 시상의 노을을 기다려봅니다.
고요히 날이 저물어간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잔 천원의 착한 가격이다.
한모금 목을 축이니 시원하다.


석양... 황금빛 노을이 감싸안았다.
실루엣 너머로...


네살이라네요.
귀엽다^^
아마 이름이 '뽀삐' 일지도 모르겠다.

~~~~~~~

'별도봉'에 들어섰다.
가로등 불빛 고즈넉하다.



'별도봉' 중허리를 돌아간다.
밤토끼와 벗삼아 함께 걸어가니...
그리곤 어디론가 껑충껑충 달음박질을 친다.



야경... 여름밤 빛의 향연이다.
알록달록...




'사라봉' 정자에 오르다.
고깃배 집어등 불빛 가득하다.
'탑동광장'이 환하다.



'동문로타리'... 밤하늘 달님을 불러내다.
살포시 둥근 얼굴을 비추었다.
월계수 나무아래 토끼가 방아찧던 그시절 이야기가...

어제인 듯...




'남수각' 벽화 거리에서... 어느 창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정감스럽다.
골목길이 솔솔 이어지고 있다.



'간세야 간세야'...
어느 여름밤의 이야기가...
늘 그자리에 서있다.

고맙기도 하다.

2018년 7월 26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Pm 3시~10시, 19km : 조천만세동산-간세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