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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코스별후기)/11코스(화모올레안내소-무릉생태학교

길따라 마음따라~ 제주올레 11코스를 걸으며(28)...

by 제주별방진 2020. 2. 12.
길...


따라간다.
익숙한 풍경이라 그리 서두를 일도 아니다.
느릿느릿...



모슬포 항... 입 매무새가 요망지다.
잠시 비상을 멈추고...
지나가는 아저씨가 참견을 한다.

무얼 찍느냐며...

살랑거리는 물결이 잔잔하다.


'동일리' 마을에 들어섰다.
휘돌아 서는 길...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에... 하늘가 흐림이다.


어디 한곳 소중하지 않은 곳이 있으랴!
그곳에서 싹을 띄우고 꽃을 피우고...
어느 누가 밟지나 않았으면...


꽃길따라...


어느 농심의 바램이 영글어간다.
긴 줄 등허리에 이어놓고 한고랑 두 고랑 아끼고
보다듬어 그렇게 자식 키우 듯...

고향 별방마을 '돌랭이' 밭이 떠올려진다.


머리 자락에 홀씨를 부여안고 겨울바람에
이리 저리 흩 뿌리여 가뿐한 눈길
족은 설덕에 그리 얹여있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외로움이 고고함을 더한다.
나는 그리 생각하거니와 억새의 심중은
알길이 없다.

'모슬봉' 가는 길이다.


낮추어 보니 꽃망울이 아른거린다.
무심코 스쳐간 날들이 어디 한 두번 뿐이랴...
언제 부터인가...
그곳에 이내 시선이 머물러있다.

얕은 고랑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올 두올...
모나지 않은 모습이어서 좋다.
투박하다.


나의 단골 앵글 속 포커스이다.
잘 어울린다.
아름답다는 것은...


누가 쌓아놓은 정성일까...
감사하며...


 '백서향'...

신평 곶자왈 숲속가에 청초히
송이송이 피여나
그 향기 뭇 나그네의 발품을 멈추게 하노니
격조 높은 그대의 자태를
이내 마음에 새겨둘 심산이다.

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나
그 품위 잃지말고
진한 향기 백리 너머 천리 너머...
이곳에 와야할 까닭이 지극히 선명도 하다.

'백리향' 그대 이름으로...
(이 아침에...)



마른 나뭇가지에 올레리본이 달려있다.
매번 반갑다^^

그전 '산티아고' 카미노를 걸을 때 어느 마을 초입
폐차된 뻐스창에 그려진 '태극기'를 봤을 때
그 얼마나 마음 뭉클하고 찡하던지..!

감동의 순간이였다.

올레야! 오래오래 더도말고 덜도말고...



길이 이어지고...


한 잎, 두 잎, 세 잎...
귀엽다.
순한 아가의 함박 미소가 떠올려진다.


빨갛게 동그르르...
멋스럽다.
퇴색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그렇게...


조각 조각 어우러져 있다.
풀잎 하나 돌멩이 하나 또한 나도 하나이다.
그리고 그러다가 서로 벗이 되였다.

길에서 얻는 작은 행복이다.
늘 그러하다.
어느것 하나 버릴것이 없다.

이내 마음 단속을 되새겨 본다.

 

동행...

같은 마음으로 걷는 길은 어떤 서정적 풍경일까!
배려하고 격려하며 서로를 닮아가는
그런 발품이리라.

서두르지 않고...



'인향동' 마을에 들어섰다.
벌써 봄의 생기가 돌랭이 밭 언저리를 훔쳐내고 있다.
2월의 늦겨울이 소롯하다.

솔솔 휘돌아서다.



소실점 행렬이 삼각을 이루었다.
각자 나름의 시선일 듯 하다.



종착지 '무릉외갓집'에 다달아...
오늘도...

2020년 2월 9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1시~Pm 5시, 17.3km : 하모체육공원-무릉외갓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