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보름여만의 상봉이다.
'오설록' 차잎이 초록 바람을 타고있다.
간세가 마중을 나와있다.
길을 시작하다.
한들거리는 바람결에 리본이 나부낀다.
풀입 내음이 진하다.
언제 들어도 청량한 새소리가 마음을 맑게 해준다.
돌틈 사이에도... 생명의 신비가 살아 숨쉰다.
모두가 서로 존중할 터이다.
길라잡이... 무언의 동행이다.
고맙기도 하여...
퇴색의 아름다움이란...
어느 누가 봐주는 이 없어도 오색의 색감이 멋스럽다.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간다.
잠시 멈추어섰다.
햇살 한줄기 나무잎에 내려앉다.
고요하다.
성근 돌담에 담긴 인고의 세월들을 떠올려본다.
어떤 삶들이였을까...
긴 숙명을 안고 살았을 고난의 연속이였으리라...
쉼터...
고적하다.
아내가 챙겨준 미숫가루 한통이 든든하다.
한모금 시원하기 그지없다.
길이 이어지고...
'문도지' 오름에 오르다.
한계단 두계단 이어진 정성에 감사드리며...
내려서는 길...
산중 바람이 출렁출렁 너울거린다.
이대로 한참이나 머물렀으면 좋으련만...
저지리 마을 초입...
늦은 오후의 햇살이 그늘에 가려있다.
잠시 발품을 멈추었다.
늙은 호박의 애환일까...
어느 밭담가에...
꽃길따라...
종착지... 오후 2시 반경이다.
집으로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어떻게 할까...
13코스가 눈앞에 아른거리다.
(Am 11.30~Pm 2.30, 9.4km : 오설록-저지예술정보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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