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출발지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서... 역올레 동선이 선명하다.
이내 발품을 시작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돌계단 동선이 이어진다.
한 발자욱 두 발자욱...
'저지오름' 중턱이다.
앵글 속 포커스를 어디로 둘까...
성근 돌계단이 낮으막하다.
어느 석공의 손길이 다듬어 놓은 덕분이다.
한 계단 두 계단 마디마디...
햇살 따스하다.
동행... 서로 벗이 되여 그 길을 걸어간다.
주인과 견공의 차이가 아니리라...
오가는 눈빛 만으로도..!
나는 역 방향으로...
'굴렁밭' 돌담이 작은 '돌랭이' 밭을 챙기고 있다.
무슨 말일까...
한번쯤은 제주돌담의 은인 지포 '김구'의 시대상을
음미해봄도 좋을 듯 하다.
살짝 빗방울이 떨어진다.
저 폭낭의 고고한 품결이 위엄스럽다.
온갖 풍상을 안으로 삭인채...
몇 백년의 나이테를 품어안고 있다.
긴 호흡 쉼팡에 남기다.
길이 이어지고 있다.
파릇하다.
오뉴월 누런 이삭이 고개를 숙일 즈음에...
다시 찾아올 기약을 남겨두었다.
어느 길섶가에... 꽃단장 채색이 예쁘기도 하다.
앙증맞은 모양새가...
빗방울 솔솔 내리고 이내 발품도 고즈넉이...
제주의 '곰보담'을 아시나요...
그 옛날 큰섬 내력이 머물러 있는 풍경이다.
그저 생각만으로 가늠해볼 뿐 담돌 하나하나 경외스럽다.
어느집 우영밭 자락이 소담스럽다.
두어가지 송키(채소)가 송글송글 여물어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별방마을 고향집 우영에도 저리 했었는데...
괜히 마음 찡하다.
그립다.
쉼터... 고마워요 고마워^^
'낙천리' 마을... 저 벽에 꽃 화분 두어개 걸려있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텐데...
먼나라 '산티아고' 풍경이 떠올려진다.
가는 곳마다 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그곳에..
'고사리' 숲길을 스치다.
'자금우' 예찬이 쉽게 떠오르지가 않아
담으로 미룰 참이다.
낮게 엎드려 달려있는 열매를 밟지 않으려
조심히 살피어 걸어간다.
그리 과하지 않은 눈 호강이라 생각하며...
길이 나 있다.
이내 마음속에도 길 한줄기 곱게 이어져
때론 그리움을 찾고 그 마중을 나가고...
회상의 발품은 늘 아련하기도 하여
어쩌다 시구한절 떠올릴 수 있는 날에는
여린 기분이 배를 더한다.
올레꾼이어서 행복하다!
ps~ 어디 나만 그러하랴 만은...
종착지 '용수포구'에 다달아...
날이 저물어간다.
고요하다.
2020년 2월 21일~ 13코스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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