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늘 그렇듯이 길을 시작하는 마음은 설레임이다.
역으로 길을 시작하다.
날씨 흐림이다.
딱딱한 블록가에 붉은꽃 송이송이 뽐내여 피여있다.
소실점 그려진 동선이 쭈욱 뻗어있다.
저 쉼팡에 잠시 쉬여가면 좋으련만... 누군가 세워놓은 오토바이가 한가롭다.
잔잔한 바다도 그렇고...
옹포리 마을... 올레리본 반가워요^^
어느집 나무의자 모양새가 정감스럽다.
그곳에 차 한잔 마시는 주인장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바로 앞 울담이 구멍숭숭 운치를 더한다.
'란타나' 꽃 화사히 피여나... 힌 나비 한마리 곱게 날개를 펼치고 있다.
이때쯤 시구한절 솔솔 나올법도 한데...
필력의 모자람이 안타깝다.
협재 해수욕장을 스치고 있다.
좁은 사잇길이 소롯하다.
나는 역 방향으로...
주인장과 견공이 여름 마실을 나와있다.
아장아장 걸어가는 강아지 모양새가 귀엽기도 하다.
여름 바다의 색다른 풍경이다.
선인장 꽃술 노랗게... 잠시 시선을 멈추었다.
고이고이 품은 인고의 진통이 느껴진다.
아름답다.
월령 포구 초입... 담돌 하나하나 올레길 정성이 돋보인다.
감사드리며...
고운 길을 따라간다.
초록의 향연이 싱그럽다.
흙길의 보드라운 촉감이 이내 발품을 감싸안고 있다.
어찌 이 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올레꾼이어서 행복하다!
어디 나만 그러랴 만은...
하트... 초록 풀잎가 작은 빌레 모양새가 신기하다.
행운이다!
길라잡이... 가는 길 오는 길...
늘 그곳 그자리에...
휘돌아 서는 길... 지척에 '저지오름'이 보인다.
빗방울 똑똑...
어느집 처마아래 앉아있다.
가랑비 내린지 얼마를 지났을까...
나비 한마리 밭담아래 꽃잎에 내려앉았다.
얼른 디카 셧터를 눌러본다.
좀채로 비가 개일 틈새가 없다.
그냥 걷기로 했다.
우의를 챙기지 못한 내탓이다.
옷소매 적시여...
그리 못걸을 발품도 아니거니와...
'올레길은 깨끗하게'... 누가 걸어놓은 글귀일까...
확 눈에 들어온다.
'길은 만든자의 것이 아니라 걷는자의 것'이라는 명언이 떠올려진다.
이길의 주인은 누구일까...
각자 생각의 몫이다.
아끼고 보다듬고 사랑하며 이길을 걸어야겠지..!
올레꾼이어서 더 더욱...
'저지오름'가를 휘돌아 서고 있다.
길의 끝남이 지척이다.
가랑비 솔솔 그칠줄을 모르고...
종착지 '저지리 예술정보화' 마을에 다달아...
다시 길이 시작 되는 곳...
기다림이다.
오늘도...
2020년 6월 27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1시 30분~ Pm 5시 30분, 19.1km : 한림항-저지예술정보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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