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13코스 길의 시작점... 역 방향으로 걸어간다.
바람도 구름도 적당하니 욕심 부리지 않는 발품이 될 듯도 하고...
느릿느릿 제 갈길 걸으면 그만이다.
한 계단 두 계단... 그 정성으로 다듬어 놓은 돌 계단이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처음 용수포구에서 이곳을 걷던 날... 출구를 찾지못해 이리저리 헤메이던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난다^^
벌써 10여년이 훌쩍 지난 추억이다.
동행...
어느 길섶가... 아무도 봐주지 않는 설움일지도 모르겠다.
제 나름의 모습으로 멋을 피우고 있다.
그렇게...
묵상(默想)... 몇 백년 풍상을 안고서...
가지 가지마다...
동그란 햇살 아래로 올레리본이 달려있다.
정성스럽게 다듬어 동여메고...
감사하다.
솜털 구름 두둥실...
소롯하다.
폭신한 감촉이 전해온다.
겨울 억새가 살랑 살랑 부끄럼을 타고있다.
쉼터... 잠시 발품을 내려놓다.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물 한모금 목을 축이고... 따스하다.
휘돌아서는 길...
조근조근 낮은 밭담이 앙증스럽다.
초록 빛 풀초가 확연하다.
둥근 햇님은 또한 어떻고...
용수 저수지에 다달아...
디카의 셧터가 그리 머물러있다.
어느 화폭 속 풍경을 떠올리며...
길이 이어지고...
용수리 마을 작은 사진관에서 그시절 해녀의 숙명을 보았다.
삶의 무게를 짊어진 고단함이 실려있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살아왔을 진대...
해녀... 생각만으로도 마음 찡하다.
용수리 포구의 저녁 풍경... 실루엣 한 컷이 고적하다.
날이 저물어간다.
간세가 제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가는 길 오는 길...
기약이다.
2020년 12월 20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9시 15분~ Pm 5시 30분, 15.9km : 저지예술정보화마을-용수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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