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3-a코스 길의 동선이 선명하다.
늘 그곳 그 자리에...
그저 그길을 따라가면 그만이다.
그 시절 삶의 내력이 어느집 담벼락에 남겨놓았다.
큰 바람에 지붕걱정...
시동생 뒷 바라지...
내 아들 장성하여 손자, 손녀 눈 시리여...
가슴 뭉클하다.
각자 나름의 몫으로 살아간다.
포커스 속 시선이 초롱초롱 가느란 가지에 매달려있다.
햇살 가득하다.
가는 길 오는 길...
누군들 길 잃을 염려는 없을 터이다.
매번 보아도 반갑다.
'혼저 옵서예'...
놀멍 쉬멍 늘짝늘짝 걸읍서양^^...
하간더래 새경도 보멍...
어느 정자에서 잠시 발품을 멈추었다.
빌레동산에 핀 꽃무리가 낮은 밭담과 잘 어울린다.
전원 속 풍경이 멋스럽다.
노루 한마리...
어디론가 두리번 거리고 있다.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
통통 살이 쪄 있다^^
유순한 눈빛이 맑기도 하다.
그냥 좋다.
코끝을 스치는 초록 내음이 지천이다.
산들 바람이 내려와 쉬고있다.
아장아장...
그 모양새가 예쁘다.
마중...
매번 반갑다.
감사하며...
왠지 시선이 멈추었다.
초록 색감만이 아름다움은 아닐 듯 하다.
퇴색의 흔적 마저도 멋스럽다.
내 심중에 그리 보이더이다.
잠자리 한마리... 거미줄에 걸려 파드득 날개짓을 해보지만 꼼짝달싹을 못하고 있다.
운이 좋은 녀석이다^^
살살 떼여내 밭담에 내려놓았는데 힘이 없는 모양이다.
몇번 파드득 거리다 밭담 아래로 떨어졌는데 도무지 찾을길이 없다.
어서 기운을 차려 힘차게 하늘높이 비행하기를 바래본다.
길을 걸어가다 두어번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괜시리 안타깝기도 하여...
육지에서 마실나온 청녀들인 듯 하다.
초보자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도 밝은 표정들이 인상적이다.
어느 바닷가 바위틈에 그렇게 가느다란 들꽃의 자태로 서있다.
무수한 해풍을 그리 견뎌왔을 터이다.
경외스럽다.
신풍.신천 바다목장 가는길에...
하늘과 바다...
바람 불어 좋은날에...
동행...
배낭에 달린 리본 마그넷이 잘 어울린다.
서로 길을 닮은 모습도(♡)...
불어오는 해풍이 금새 끼여들었다.
그 품새가 어찌나 빠른지요^^
무엇을 담아내고 있을까...
밀짚모자 작은 가방 둘러메고...
여유롭다.
포효...
강한 역동의 순간만은 아니다.
안으로 안으로만 삭이던 설움의 울분은 아닐까...
긴 침묵의 울림...
그리고 그러다가...
다시 품 넓은 바다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해녀의 숨비소리 애잔히...
강태공의 바램은 기다림이다.
세월을 낚는 느긋함으로...
작은 '여' 촘촘히 고기구덕 조심조심... 그리 보물상자로 보이더이다.
먼길 걸어걸어...
지척인 듯...
늘 그렇다.
가족 나들이...
조개랑 문어랑 조가비 고운 빗살을 꿈꾸어본다.
살랑살랑...
어떤 소망을 담아내고 있을까!
기약...
둥근 달덩이 하나
그리 전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저녁 6시가 넘어섰다.
종착지 표선 해비치 올레안내소에 다달아...
다시 길이 이어지는 곳...
설레이다.
2021년 7월 20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1시~Pm 6시, 20.9km : 온평포구-표선해비치올레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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