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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코스별후기)/12코스(무릉생태학교-용수포구)

길따라 마음따라~ 제주올레 12코스를 걸으며(30)...

by 제주별방진 2020. 8. 9.

길...




'인향동' 관광지 순환뻐스에서 내려 이곳까지 꽤나 걸어왔다.

날씨 흐림이어서 걸을만도 하다.

팔월 여름이 한적하다.

 


길이 나있다.

'녹남봉' 중턱에 올레리본이 마중을 나와있다.

그 반가운 기색에 엷은 미소로 화답해본다.


언제부턴가 이 길을 걸으며 두루두루 대화를 나누고 있다.

풀과 나비와 지천에 피여난 야생화 무리들...

때론 작은 돌멩이 하나... 시원히 불어오는 바람은 어떻고...


느릿느릿 걷는 이내 발품이 그러하다.




'녹남봉' 중턱에서...

들밭 화원의 꽃이 시들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그래도 몇몇송이 아직도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늘이 입추날이다.

왜 말복보다 입추가 먼저 올까...

아리송하다^^



길이 이어지고...



'산경도예' 쉼팡에 다달아 물 한모금 목을 축이다.

이것 저것 욕심낸 배낭속이 묵직하다.

내 탓이다.


그리 채울일도 아니건만...



가는 길 오는 길...

올레꾼 부부가 걸어가는 모습이 서로를 닮아있다.

어느집 울담 풍경이 정겨웁다.


'도원리' 마을이다.




'신도리' 바당... 하얀 파도의 포말이 통쾌하다.

쉼없은 역동의 울림이 끝이없다.

그 바다... 그 상상만으로도...


가랑비가 한 방울 두 방울 옷깃을 적시다.

디카를 배낭에 집어넣고 핸폰을 꺼내들었다.

우의를 둘러쓰고...


'한장동' 밭담가에 호박덩이가 앉아있다.

아직은 덜 익은 모양새가 동글하다.

머지않아 누런 황금빛 채색이 빛날 터이다.


문득 고향집 마당에서 온 식구가 빙 둘러않아 먹던 호박잎 국이 생각난다.

거기에 수제비가 더해지면 더 이상 바랄것 없는 최고의 맛이였다. 

그립다.



잠시 '수월봉' 정자에서 발품을 내려놓고... '엉알길'로 내려섰다.

싱그러운 파도가 작고 넙적한 작지를 적시고 있다.

매끈한 빌레돌이 인상적이다.



'당산봉'에 올라... 내려다 보이는 '차귀도'와 옥빛 바다가 강태공들의 바램을 아우르고 있다.

평온하다.

낚시는 젬병이지만 그래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으뜸이다^^


 

'생이기정'을 휘돌아서니 제법 가랑비가 굵어진다.

길의 끝남이 지척이라 느긋이 이리저리 포커스 시선을 따라가고 있다.

이 길에 왜 편석들이 놓여있을까...


영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무슨 사연이 없을까 만은...

천연의 제주 태역길이 떠오른다.




종착지 '용수포구'에 다달아...

변함없는 간세가 서있다.

3개월만의 상봉이다.


오늘도...


2020년 8월 7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1시~Pm 5시 30분, 17.5km : 무릉외갓집-용수포구)